[동아사이언스] 코로나로 청소년 SNS 사용 증가...영향 연구는 ‘들쭉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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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청소년 SNS 사용 증가...영향 연구는 ‘들쭉날쭉’
"개인 특성 간과해 과학적 근거 부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대유행으로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과학자들은 갑작스러운 사회적 변화에 SNS가 청소년기 정신건강과 인지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결과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순히 SNS 사용 시간을 정신건강이나 발달지표와 비교 분석하는 방법으로는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얻을 수 없다는 자성과 비판이 과학계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대유행 기간 청소년들의 학업 성취와 정신건강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지만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연구결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청소년 개인의 성격 특성과 개인마다 다른 SNS 이용 양상을 자세하게 뜯어보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연구 필요성이 부각됐다.
● 청소년 SNS 사용 급증...일관성 없는 영향력 연구
26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1~고3 학생 28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연구에 참여한 학생 중 66%는 '코로나19로 인해 나의 미디어 이용 시간이 늘었다'고 답했다.> 이 연구에서 한국 10대 청소년 3명 중 2명은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능은 SNS로 분류되는 유튜브였다. 조사에 참여한 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청소년의 SNS와 미디어 이용 시간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성인에 비해 청소년의 SNS 이용은 정신건강이나 인지발달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소년기는 호르몬 변화로 신경기능, 인지능력, 사회적 기능이 활발하게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학계는 이같은 사실에 주목해 SNS가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인지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지만 그간 연구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파티 발켄부르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국제학술지 ‘심리학에 대한 현재의 의견’에 발표한 논문에서 "2019~2020년 SNS 사용이 청소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 연구 25건을 분석한 결과 일부 논문은 '연관성이 약하다'라는 결론을 제시한 반면 일부 논문은 '실질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이뤄진 연구의 일관성이 부족한 원인으로는 청소년 개인의 특성을 간과한 연구방식이 지목되고 있다. 같은 또래의 아이라도 성장 환경에서 형성된 성격 등에 따라 SNS로부터 받는 영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네 비옌스 네달란드 암스테르담대 교수 연구팀이 2020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에 발표한 청소년 SNS 이용 사례 2155건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SNS 사용과 정서적 행복감 간의 연관성은 개인에 따라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위한 조사에 참여한 청소년 중 44%는 일정 시간 이상 SNS를 사용해도 정서발달에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46%는 SNS를 통해 긍정적인 행복감을 느꼈으며 10%는 열등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발현했다.
연구진은 “청소년 개인 고유의 특성에 따라 SNS 수용이 정서 상태에 미치는 영향에는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집단 단위로 평균치를 내는 기존의 연구 방법이 개인적 성향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개인맞춤형 연구 활용하고 장기 추적 조사해야
SNS가 청소년 정신건강과 인지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선 신경과학이나 발달심리학에서 사용하는 ‘개인맞춤형’ 연구 방법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정밀한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과 같이 뇌의 변화를 확인하는 기기 활용 필요성도 높아졌다.
게르트-잔 윌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지난 2017년 국제학술지 ‘e라이프’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예측 오류가 자존감 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자기공명영상(MRI)로 분석했다. 예를 들어 SNS에서 ‘좋아요’ 개수가 청소년의 예상치보다 적게 나왔을 때 뇌에서 어떠한 작용이 일어나는지 확인하면 더 정확한 심리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한 장기적인 연구의 중요성도 제기된다. 이미 미국에서는 국가가 운영하는 ‘청소년 뇌 인지 발달 (ABCD)’ 연구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다. 이 연구 프로젝트는 미국 9~10세 어린이 1만1180명을 대상으로 성인기에 이를 때까지 뇌의 발달을 장기간 추적 관찰한다. SNS, 게임, 스포츠 등 취미 생활을 즐기는 시간과 수면, 흡연 등 생활 습관에 대한 기록을 꼼꼼하게 수집한다. 미국의 과학자들은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가 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개인의 특성을 반영해 뇌의 발달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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